조선의장대, 참외 장식을 들고 행진하다 고려나 조선시대 국왕이 참가하는 국가적인 의례나 행차에는 통치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다양한 깃발과 의장이 동원되었다. 그런데 이런 임금의 행차용 의장에 동원됐다. 정확하게는 참외를 형상화한 의장용 무기다. 입과라고 하는데 불은색 칠을 한 자루 끝에 참외 모양의 쇠 또는 나무 뭉치를 매달았다. 그리고는 은색으로 칠한 것을 은립과, 금칠을 한 것을 금립과라고 불렀던 것이다. 사실 참외는 무력이나 권위를 나타내기 힘든 과일이다. 그런데도 굳이 권위의 상징인 의장용 무기로 사용한 까닭은 무엇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여러 박물관의 도자기 전시실을 가보면 다양한 상징물로 쓰인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중에는 참외 모양의 병이나 주전자를 흔하게 볼 수..
수박 한 통이 쌀 다섯 가마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 23년(1441년)에는 수박 한 통이 쌀 다섯 가마라고 기록되어 있다. 쌀 값이 저렴한 지금에도 뉴스에 나올 일이다. 하물며 지금과 비교도 안될 만큼 귀했던 조선 초기임을 감안하면, 수박 한 통이 거의 금덩어리 수준이었다는 소리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이지만, 수박 도둑에 대해서만큼은 대노했다고 한다. 세종 5년인 1423년, 궁궐 주방을 담당하는 내시 하나가 수박 한 통을 훔치다 들켰는데, 그 결과 장형 100대에 경상도 영해로 유배되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금덩어리 수준의 수박을 훔쳤으니, 아무리 어진 임금이었던 세종이라도 참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조선시대 양반 과일의 대표였던 수박 세종 사례 이외에, 옛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