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총애의 표시로 내려진 보물이었던 귤 이야기이다. 서양에는 오렌지, 동양에는 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귤과 감귤과 밀감, 그리고 서양 귤에 대한 이야기와 너무 귀해서 겪은 수탈의 역사 이야기, 귀한 귤에 대한 끝없는 예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서양의 오렌지, 동양의 귤귤과 오렌지는 분명히 다른 과일이다. 생김새부터 맛까지 차이가 많다. 하지만 족보를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식물 분류, 다시 말해 유전적으로 보면 남매 사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귤의 모체는 만다린 오렌지와 포멜로의 교배종이다. 어쨌거나 귤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에서 주로 자라는 과일이다. 하지만 원산지는 아시아 남부로 추정된다. 귤이 진작부터 중원에 알려진 것은 맞지만, 재 지역이 제한되었기에 3세기 무렵에..
선원 그리고 마피아까지의 레몬 이야기를 담았다. 괴혈병 치료제가 만들어낸 최강의 함대, 레몬 때문에 마피아가 출현했다는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자. 괴혈병 치료제가 만들어낸 최강의 함대 19세기 초 유럽인들은 영국인, 특히 영국 해군 수병이나 선원을 경멸의 의미를 담아 '라이미'라고 불렀다. '라임주스 마시는 놈'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영국 뱃사람들은 라임이나 레몬즙을 짜서 만든 주스를 열심히 마셨다. 시어 빠진 레몬주스나 라임즙을 오만가지 인상을 찌푸려가며 쭉쭉 빨아먹었던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햇볕에 검게 그을린 데다 오랜 항해로 몰골이 꾀쬐쬐한 뱃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 눈에 곱게 보일 리 만무했다. 그래서 경멸하는 말투로 영국 선원과 수병을 라이미라고 불렀고 나중에는 아예 영국 사람을 조롱하는 별명..
르네상스 일등공신이었던 오렌지 이야기이다. 오렌지의 고향을 찾아서, 향료와 의약품으로 사랑받은 오렌지, 오렌지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고향을 찾아서귤은 주산지가 제주도지만 원산지는 중국 남부로 본다. 오렌지의 고향은 어디일까? 얼핏 남북미 대륙이거나 아니면 기후가 온화한 유럽의 지중해 일대일 것 같지만 아니다. 오렌지의 고향은 동양이고, 구체적으로는 인도 북부와 서남아, 동남아와 중국 남부다. 그렇기에 오렌지는 근대 이전까지 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동방의 수입 과일이었다. 동양에서 가져오는 귀한 약재였으니 오렌지를 취급하는 상인은 큰돈을 만질 수 있었고, 르네상스를 이끈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시조가 처음 오렌지 무역으로 부를 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먼저 오렌지의 역사를 살펴보자. 오렌지라는 이름은..
이름에 담긴 전파 경로를 알 수 있는 바나나 이야기이다. 노예를 위한 값싼 식량, 품종개량과 거대 기업의 만남으로 태어난 바나나 공화국, 제사상에 바나나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알아보자.노예를 위한 값싼 식량여러 어원설이 있지만 일단 바나나가 손가락을 뜻한다는 주장이 있다. 아랍어로 손가락을 뜻하는 바난이 변해 바나나가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많이 떠도는 어원설이다.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정설은 아닌 듯싶다. 일단 아랍어 사전에는 손가락을 뜻하는 바난이라는 단어가 없다. 다수가 주장하는 바나나 어원은 아프리카이다.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과 잠비아 원주민의 언어인 월로프어 중 '바나아나'란 단어가 포르투갈 상인을 통해 아메리카에 전해지면서 바나나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바나아나'가 무슨 뜻..
터키의 항구 이름에서 따온 체리이다. 체리 주빌레의 원조는 따로 있다, 로마 군인들이 만들어낸 체리나무 가로수길, 유럽에서 와인이 생활필수품이였던 이유에 대한 이야기이다. 체리 주빌레의 원조는 따로 있다 체리는 여러모로 앵두와 닮았다. 족보는 엄연히 다르고 생김새부터 맛까지 비슷하지만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잔치에 쓰였던 과일이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보통 잔치가 아닌 아주 특별한 연회를 기념하고 장식하는 과일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체리 주빌레다. 익숙한 이름 때문에 대부분이 특정 브랜드의 체리맛 아이스크림을 먼저 떠올릴 텐데, 사실 이 아이스크림은 어느 특별한 연회에 나왔던 디저트 체리 주빌레를 차용해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오리지널 체리 주빌레는 어떤 음식이었을까? 체리는 과일 이..
신맛 때문에 최고가 된 매실이다. 동양 최초의 조미료, 임금님이 내려주는 여름 보양 음료, 전시물자로 널리 퍼진 우메보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양 최초의 조미료 매실은 우리한테 아주 쓸모가 많은 열매다. 음식 맛을 내는 데 쓰는 매실청에서부터 매실차, 매실 잼과 반찬으로 먹는 매실 장아찌에 이르기까지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낯선 부분도 있다. 너무 시어서 과일로 직접 먹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정의하면 매실도 당연히 과일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매실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이다. 앞서 계속 이야기한 것처럼,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집인 『산해경』에 산에 매화나무가 가득하다는 내용이 보인다. 매실은 복숭아, 자두, 살구와 함께 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