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의 양식이었던 블루베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별똥별이 땅에 떨어져 맺은 열매라는 이야기와 독일 비행기를 격추시켰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토종인 들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별똥별이 땅에 떨어져 맺은 열매
현대인들은 블루베리를 많이 먹는다. 건강을 지켜주는 열매로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블루베리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것은 21세기에 들어와서다.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으로 순식간에 널리 퍼졌다. 블루베리의 원산지는 북미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블루베리가 하늘이 내려준 열매, 천상의 과일이라고 믿었다. 밤하늘의 별이 땅에 쏟아져 내려와 블루베리가 됐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별똥별이 땅에 떨어져 열매로 맺을 거라 말할 수 있다. 먼 옛날, 인디언 마을에 심각한 흉년이 들었다. 사람들이 굶주리자 하늘의 정령인 '위대한 영혼'이 하늘의 별을 땅으로 보내주었는데 별이 떨어진 자리에서 자란 식물에서 열매를 맺었다. 원주민들은 그 열매를 따먹고 굶주림에서 벗어났다. 그래서 일부 인디언 부족들은 블루베리를 자신들의 언어로 별의 열매, 영어로 옮기면 스타 베리라고 불렀다. 블루베리는 꽃이 지면 그 자리에 열매가 열리는데 열매 끝에 달린 꽃받침의 꽃짓점이 5개라서 마치 별 모양처럼 생겼다. 그래서 이것이 바로 하늘의 별이 땅에 떨어져 블루베리가 된 증거라고 믿었다. 원주민들은 야생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블루베리를 양식으로 따 먹었다.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는 만병통치약이기도 했다. 또한, 개척시대 미국인에게도 구원의 양식이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한 초기 정착민들이 첫 해 겨울을 버틴 것은 원주민들이 먹는 법을 알려준 음식 덕택이었는데, 여기에는 블루베리 파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독일 비행기를 격추시킨 빌베리?
유럽에서도 옛날부터 블루베리가 몸에 이롭다는 말이 있다. 블루베리는 북미에서 주로 자라는 열매였으므로, 정확하게 말하면 비슷한 종류의 열매 빌베리에 대한 속설이다. 생김새만으로는 블루베리와 구분이 어려운 빌베리를 놓고, 유럽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이 열매를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침이 멈추며 눈이 밝아진다고 믿었다. 2차 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 공군 조종사들은 하늘에서 직접 눈으로 적기를 찾아 공중전을 벌였다. 그런데 영국 공군이 야간에 바다를 건너 은밀하게 침투하는 독일 폭격기를 쉽게 찾아내기 시작했다. 독일 정보당국이 스파이를 동원해 원인을 파악도 하기도 전에 소문이 돌았다. 영국 조종사들이 출격하기 전에 빵에 빌베리 잼을 듬뿍 발라 먹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덕택에 어두운 밤하늘에서 평소보다 몇 배 더 쉽게 물체를 식별할 수 있게 돼 야간에 공격 목표가 훨씬 잘 보이더라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빌베리에는 각종 비타민을 포함해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안토시아닌은 로돕신의 생성을 돕는데, 로돕신은 안구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핵심 색소였다.
우리나라 토종인 들쭉
북한이 자랑하는 술, 그래서 남한에도 많이 알려진 술로 백두산 들쭉술이 있다. 남북정상회담이나 남북 이산가족상봉 같은 행사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술이다. 들쭉은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식물이기에 그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쉽게 말하면 동북아의 토종 블루베리 종류다. 블루베리는 식물분류 체계상 진달래과 산앵두나무 속의 식물이다. 한반도에는 같은 산앵두나무 속으로 토종 블루베리라고 할 수 있는 열매가 몇 종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산앵두나무와 정금나무, 들쭉나무다. 들쭉은 이 들쭉나무의 열매다. 생긴 모습도 블루베리, 빌베리와 닮았다. 남한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도 주로 북쪽 고원지대에서만 자라는 식물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백두산 일대의 특산물로 기록하고 있다. 백두산 일대에서만 자라는 희소성 때문인지 혹은 블루베리처럼 몸에 좋은 열매라고 여겼기 때문인지, 효심이 깊기로 소문났던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생일 잔칫상에 들쭉 수정과를 올렸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고 보면 별이 내려와 열매가 된 블루베리나 야간 투시경 역할을 한 유럽의 빌베리 못지않게 들쭉 또한 우리한테는 전설 같은 열매가 아닐 수 없다.
블루베리는 우주비행사들의 특별식
블루베리는 NASA에서 인정한 우주비행사들의 건강 간식으로, 강력한 항산화 성분(안토시아닌,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등) 덕분에 우주 환경에서도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우주 공간에서는 중력의 부재와 강한 방사선으로 인해 인체가 큰 스트레스를 받는데, 블루베리의 풍부한 항산화 성분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기 때문에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항산화 식품이 필수적이며, NASA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동결건조된 블루베리를 우주비행사들의 식단에 포함시킨다. 또한, 블루베리는 소량으로도 높은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고밀도 식품으로, 공간이 제한된 우주선 내에서 효율적인 식량으로 적합하다. 게다가 블루베리는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어, 극한 환경에서 신속한 판단과 집중력이 필요한 우주비행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블루베리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우주에서도 유용한 생명 유지 식품으로 주목받으며 미래의 화성 탐사나 장기 우주여행에서도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블루베리는 젊음의 열매
블루베리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인해 "젋음의 열매"라고 불리며, 특히 뇌 건강과 기역력 향상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과일로 알려져 있다. 블루베리 속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 폴리페놀 등의 성분은 뇌세포를 보호하고,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강화하여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블루베리를 꾸준히 섭취하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으며, 실제로 블루베리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실험군이 그렇지 않은 실험군보다 인지 기능이 더 오래 유지되었다는 결과도 있다. 또한, 블루베리는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시키고 뇌의 혈류를 원활하게 하여 집중력과 판단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학생들이나 두뇌 노동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유익한 과일이다.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여 심리적 안정과 감정 조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꾸준한 섭취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를 줄이고,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블루베리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두뇌 건강을 유지하고 노화를 늦추는 강력한 천연 슈퍼푸드로 인정받고 있으며, '젊음의 열매'라는 별명에 걸맞게 오랫동안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과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