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3. 4. 14. 11:41

미녀가 좋아하는 과일,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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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사진

미녀가 좋아하는 과일로 알려진 석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페르세포네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 서역의 신비한 과일이 한 무제의 후원으로 된 이야기, 서양 문명 속 축복과 생명의 상징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페르세포네의 공통점

미녀는 석류를 좋아한단다. 석류 먹고 자꾸 예뻐지면 어떻게 하냐며 고민한다. 한때 크게 유행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광고 노랫말이다. 그런데 미녀는 진짜 석류를 좋아할까? 석류를 먹으면 정말 자꾸자꾸 예뻐질 수 있을까? 팩트 체크를 해보자면 일단 미녀가 석류를 좋아한다는 말은 사실일 수 있다. 역사상 적지 않은 미녀들이 석류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석류 맛에 푹 빠졌던 미녀로 서양에서는 클레오파트라, 동양은 양귀비, 그리고 신화에서는 페르세포네 여신을 꼽을 수 있다. 기원전 1세기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석류를 너무 좋아해 매일 석류즙을 마셨고 석류 씨앗으로는 립스틱을 만들어 발랐다고 한다. 양귀비도 석류를 좋아했다. 석류가 익을 무렵이면 아예 석류 숲에서 지냈기에 당 현종은 양귀비를 위해 장원의 궁궐, 화청궁에 석류 숲을 만들었다. 일단 역사 기록에는 보이지 않기에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클레오파트라 이야기는 신빙성이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왕실의 공주와 상류층 여인들은 석류를 짜서 즙을 마시고 석류 씨앗과 석류 껍질로 옷감에 물을 들였으며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여신, 페르세포네도 빠질 수 없다.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의 아내로 땅밑 세상의 여왕인 페르세포네는 신들의 신, 제우스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하데스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페르세포네를 보고 반해 지하세계로 초대했다. 재미있게 놀고 난 후 이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페르세포네에게 하데스가 지하세계의 과일, 석류를 맛보고 가라며 유혹했다. 영롱한 색깔의 석류알과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반한 페르세포네가 그만 석류 3개를 먹었다. 지하세계의 과일을 먹은 덕분에 페르세포네는 지상으로 올라올 수가 없었는데 이를 안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가 상심에 빠지자 땅 위의 모든 작물이 싹을 피우지 못했다. 제우스의 중재로 페르세포네가 결국은 풀려났는데 석류 3개를 먹었기에 일 년 중 석 달은 땅 밑 세계로 내려가 하데스와 지내야 했다. 그래서 지상에서 겨울철 석 달 동안 곡식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다. 서양에서는 석류가 치명적인 유혹의 과일로 이렇게 지하세계의 이미지가 반영되어 있다.

서역의 신비한 과일이 한 무제의 후원으로

잘 익은 석류 알이 예쁘고 탐스럽기에 미녀한테 어울린다고 여겼을 수 있고, 혹은 옛날에는 석류가 흔한 과이 아니었기에 여신이나 왕비, 공주가 먹는 상류층의 과일이라는 환상을 품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석류의 역사와 전파 과정에서 빚어진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는데, 동양의 경우 석류 이름에 그 수수께끼를 풀 열쇠가 숨어있다. 석류는 기원전 2세기쯤 외국에 사신으로 간 장건이 서역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종자를 구해와 퍼트렸다는 과일로 이름에서도 그 경로를 알 수 있다. 석류는 한자로 돌 석, 석류나무 류를 쓴다. 여기서 돌은 굴러다니는 돌멩이가 아니라 안석국에서 따온 말이다. 안석국에서 자라는 나무라는 뜻에서 안석류였는데, 줄어서 석류가 됐다. 안석국은 어떤 나라일까? 지금의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일대에 기원전 247년에서 서기 226년까지 존재했던 나라다. 한 무제는 석류를 특별히 황제의 정원인 상림원에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의 비원, 즉 후원과 비슷한 곳으로 진시황 때 건설해 한 무제 때 완성했는데 그 넓이가 사방 300리였다니 어마어마한 규모다. 석류는 동서양에서 수많은 상징과 용어를 만들어냈는데 홍일점도 그중 하나다. 봄기운이 퍼져 초록빛 나뭇잎이 무성한 가지에 붉은 석류꽃 하나가 불타듯 피어는 모습을 붉은 점 하나, 홍일점이라고 노래한 것이 남자들 사이에 유일하게 섞여있는 여자 한 명을 뜻하는 말이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초록은 남자, 붉은색은 여자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홍일점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데도 계기가 있다. 송나라 휘종은 그림을 좋아해 자주 궁중 화가를 모아 옛 시 구절을 주제로 그림대회를 열었다. 어느 날 대회에서 왕안석의 시를 주제어로 제시했다. 대다수 화가들이 초록 새싹이 난 가지 끝에 핀 붉은 꽃으로 봄 풍경을 묘사했지만 아무도 등수에 들지 못했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만이 나뭇잎 그늘 짙게 드리운 정자 난간에 홀연히 서있는 여인 하나를 그렸다. 어디에도 붉은 점 하나, 예쁜 꽃 한 송이 없었지만, 황제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그 표현력에 감탄했다.

서양 문명 속 축복과 생명의 상징

동양보다 훨씬 먼 옛날보다 석류를 키우고 먹었던 서양, 특히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비롯한 이집트, 그리스 등의 지중해 일대에서, 석류는 하늘에서 자라는 천상의 과일이자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축복의 열매였다. 어쩌면 동양에서 석류가 미인의 과일, 다산과 번영을 가져오는 축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도 석류가 서역에서 동양으로 전해질 때 함께 들여온 이미지일 수 있다. 솔로몬 왕이 지은 아름다운 노래를 엮었다는 아가 제 7장 12절에도 "석류꽃이 피었는지 보나, 거기서 내가 나의 사랑을 네게 주리라"와 "우리의 문 앞에는 갖가지 귀한 실과가 쌓여있구나. 사랑하는 너를 위하여 쌓아 둔 것이다"라고 노래했다. 불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석류는 레몬, 복숭아와 함께 축복을 의미하는 3개의 보물, 즉 삼보 과일 중 하나다. 불상을 비롯한 불교 관련 문양에서 석류 문양이 많이 보이는 이유다. 사실 품종개량 전의 고대 과일은 대부분 지금만큼 달콤하고 향긋한 열매가 아니었다. 게다가 종류도 많지 않았다. 또 사과 같은 과일은 너무나 흔한 열매였기에 희소가치가 전혀 없었다. 이럴 때 석류는 품종개량을 통해 지금처럼 맛이 좋아진 다른 과일과 달리 처음부터 보석 같은 과일이었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석류는 최고의 열매였다. 파라오와 왕족, 귀족의 정원을 꾸미는 정원수로 심었고 상류층에서는 석류로 요리를 했으며 연회 때는 석류 주스와 석류 와인을 마셨다.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에서 석류는 살충제를 비롯한 의약품으로, 씨앗과 껍질은 옷감을 물들이는 염료로 사용했다. 동양에서는 석류씨앗으로 붉은 다홍치마를 만들었는데 이집트에서는 껍질로 노란 물감을 들였다. 이집트에서 석류는 죽은 후에 가는 천상세계와의 연결고리기도 했다. 투탕카멘으로 잘 알려진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트의 무덤에서 석류 꽃병이 발굴됐다. 투탕카멘은 기원전 1323년에 18세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파라오로, 사후세계에서도 석류를 즐기라고 석류 문양의 병을 함께 묻었을 것으로 본다. 그 밖에도 석류 그림으로 벽을 장식한 피라미드가 여럿 발견됐으니 이집트에서 석류를 사후세계를 상징하는 열매였다. 그리스에서도 석류는 사후세계, 죽음의 세계와 연결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의 과일 석류를 먹고 하데스의 부인이 되어 일 년 중 세 달을 땅속 세계에 머물러야 한다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에 석류의 상징성이 압축되어 있다.

석류는 여성의 건강을 돕는 천연 호르몬 과일이다

석류는 여성 건강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과일로, 천연 여성 호르몬 과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석류에 포함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고, 피부 건강과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석류를 꾸준히 섭취한 여성들이 갱년기 증상을 덜 겪고, 피부 탄력이 개선되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석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엘라직산과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면력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뛰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석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을 위한 젊음과 건강의 과일로 불리며, 미용과 건강식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석류는 남성 건강에도 좋은 천연 혈관보호제이다

석류는 여성 건강뿐만 아니라 남성 건강에도 뛰어난 효과를 가진 천연 혈관보호제로 알려져 있다. 석류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푸닉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는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석류 주스를 꾸준히 섭취한 남성들이 혈압이 안정되고, 혈류가 원활해지는 효과를 경험했다는 결과가 있다. 석류는 심장 건강을 보호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석류는 남성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과일로 평가되며, 특히 중년 이후 건강 관리를 위한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렇게 석류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혈관과 심장을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슈퍼푸드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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